최초의 7일 - 창세기와 과학에 따른 세상의 기원
존 C. 레녹스 지음, 노동래 옮김 / 새물결플러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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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창세기 1장에 실려 있는 일주일 동안 이루어진 창조기사와 현대 과학의 발견 사이의 간격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가지고 쓴 책. 유물론/무신론자들이야 처음부터 이런 고민 자체를 하지 않을 테고, 따라서 이 책은 보수주의적/근본주의적 관점으로 성경을 보는 기독교 신자들을 대상으로 쓰였다.

     책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주장은, 창세기 1장에 기록된 창조기사에 대한 해석이다. 저자는 로 번역된 히브리어 이 단순히 24시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며, 이미 창세기 1장 안에서도 그 단어가 최소한 세 가지 시간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사용되었다고 설명한다. 몇 가지 논의를 검토하면서 저자는 창조의 6일은 하나님이 자신의 사역을 완성하시기 위해 취하셨던 전체 기간에 걸쳐, 간격을 두고 배열된 일반적인 길이의 날들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59)

     하지만 저자는 생명의 탄생, 특히 인간의 탄생에 관해서는 좀 더 보수적인 관점을 취한다. “우주론적 증거는 생물학과는 완전히 별개의 것이며, 생명이 인도되지 않은물질적 진화 과정에 의해 출현했다는 신념을 신봉하지 않고서도 (현대 과학의) 우주론적 증거를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89) , 우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창조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끝자락에 이를 무렵, 하나님의 특별한 개입으로 인간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다는 말이다.

     책의 마지막 장(5)에서는, 창세기 1장에 실려 있는 좀 더 깊은 신학적 의미들을 살피는데, 이는 다분히 여기에 기록된 내용이 사실에 관한 직접적 논설이라기보다는 신학적 내용을 담고 있는 내러티브라고 주장하기 위한 것처럼 보인다.

 

 

2. 감상평 。。。。。。。

     기본적으로 저자의 입장에 공감한다. 정확히 말하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창세기 1장의 내용에 대한 문자주의적 이해만이 유일하고 정확한 성경 이해라고 고집할 수는 없을 테니까.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나름 견실한 방식으로 창조의 일주일에 관한 자신의 견해를 설명해낸다.

     적어도 세상의 창조에 관해서 저자는 성경의 문자적 이해보다는 현대의 과학적 설명을 좀 더 신뢰한다.(물론 이런 태도가 틀렸다는 말은 아니다) 그런데 인간의 창조에 관해서는 반대의 태도를 보인다. 여기에서 저자는 성육신이라는 신학적 진리를 근거로 인류의 초자연적 시작을 옹호한다.(76) 아마도 인간의 정체성/기원은 저자가 믿고 있는 복음주의적 기독교의 핵심 주장들과 직접 닿아있기 때문이리라.

     그런데 바로 이 지점에서 조금 의문이 생긴다. 정말로 현대 과학의 우주론적 설명과 생물학적 설명 사이에 그렇게 칼로 잘라낸 듯 구분이 가능한 걸까? 어쩌면 이런 식의 도약은 양편 모두로부터 반대를 받을 수도 있지 않을까?

 

 

     좋은 신학은 좋은 과학적 설명과 분명 조화를 이룰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양편 모두 진리에 가깝다는 의미에서 좋은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때 말이다. 이를 위해서라도 서로를 존중하는 양 편의 건전한 대화가 많아지는 것은 분명 바람직한 일이다. 다른 견해를 인정하는 것은 신학은 물론 과학에도 중요한 덕목이기도 하고.

     책 말미에 붙어 있는 다섯 개의 부록은 재미있는 읽을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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