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 세례, 성경, 성찬례, 기도 로완 윌리엄스 신앙의 기초 3부작
로완 윌리엄스 지음, 김기철 옮김 / 복있는사람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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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약 。。。。。。。

     성공회 사제(영국 성공회 최고 지도자인 캔터베리 대주교까지 역임한 인물이다)이자 신학자인 저자가, 그리스도교회의 오래된 전통이자 신앙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네 가지 주제 세례, 성찬, 성경, 기도 에 관한 짧은 에세이를 냈다.

     ​저자는 세례를, “예수와 함께 위험과 어둠 속으로 들어가면서 위를 향해 자신을 여는”(29) 것이라고 설명한다. 예수께서 나아갔던 위험과 어둠은 다른 곳이 아니라 바로 이 세계, 즉 인간들 사이다. 때문에 세례는 신자들을 다른 그리스도인의 이웃이 되도록 하고, 나아가 고난당하는 사람들 곁에 서게 만든다.(33)

     성경에 관해 저자는, 성경 속 메타내러티브에서 그것을 읽는 우리 자신의 자리를 찾고 반응해야 한다는 익숙한 주제를 반복한다. 흥미로운 부분은 함께 읽어야 하는책으로서의 성경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68) 나와 다른 관점을 가진 이들, 다른 교파에 속한 그리스도인들의 독법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는 포용성이 두드러진다. 사실 그가 말한 것처럼 교회는 애초부터 함께 성경을 읽는 사람들이 아니었던가.

     성찬에 있어서도 저자는 함께라는 주제를 강조한다. 기독교인은 성찬의 자리에 초청을 받은 손님이자, 또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는 사람들이다.(73, 79) 마지막 주제인 기도에 관해서는 세 명의 옛 교부들을 인용하면서, 기도의 깊은 단계에 이르는 실제적인 조언들을 하고, 나아가 예수 안에서기도하는 것의 중요성을 지적한다.

 

 

2. 감상평 。。。。。。。

     전반적으로 날카로운 신학자의 글이라기보다는, 목회적 관점이 좀 더 두드러진다. 그도 그럴 것이, 원래 여기 실린 글들은 고난주간을 맞이해 그가 했던 강론을 재편집한 것이다. 강론원고 특유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이 느껴지는 글. 이런 이유 때문인지 책에서 저자가 정교한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는 느낌을 들지는 않는다. 서술과 서술들 사이에 일종의 도약들도 자주 보이고, 이런 점 때문에 각각의 논리를 따라가는 데 살짝 애를 먹기도 했다.(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책의 내용에 뭔가 큰 문제가 있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책은 익숙하면서도 그 때문에 그 의미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않고 넘어가버렸던 두 가지 중요한 성례(세례와 성찬)와 두 가지 은혜의 수단(성경과 기도)에 대해 아주 풍성한 해석을 담고 있다.

     ​특히 앞서 요약을 하면서도 말했듯, 이 책에서는 공동체에 대한 깊은 관심이 돋보인다. 성경은 함께 읽는 책이며, 세례를 통해 우리는 이웃들 사이로 들어간다’. 성찬은 우리 자신이 초대받은 손님이며, 또 다른 사람들을 초대하는 사람들임을 기억하게 한다. 이 점은 점점 공동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현대 교회에 중요한 생각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부드러운 어조이지만,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이 약하지는 않다. 오히려 책은 그리스도인은 어떠해야 하는가에 관해 강단 있는 주장을 하고 있다.

 

 

     다만 책의 앞뒤를 가득 채우고 있는 지나치게 많아 보이는 찬사는 좀 낯간지럽다. 뭐 크게 틀린 말은 없지만, 이 작은 책은 그 찬사들을 모두 담아낼 만큼 충분히 두껍지는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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