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고 에이미의 은혜 - 내 존재와 삶을 채우시는 하나님
박순용 지음 / 아가페출판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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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조금 생소할 수 있다. 특히 신학을 전공하지 않았거나, 최소한 헬라어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없다면 더욱 그럴 터. 책 제목에 쓸 정도면 이 책의 내용에서 “에고 에이미”라는 구문이 꽤 중요하게 다뤄질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헬라어로 “에고 에이미”란, 영어의 I am과 비슷한 용법이다. “에이미”는 영어 be동사와 유사한 에이미동사의 1인칭 단수형인데, 영어로도 어떤 문장에서 I am 이라고만 끝마치면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드는 것처럼, 헬라어에서도 마찬가지다.


저자는(그리고 여러 학자들은) 이런 조금은 어색한 구문에서 특별한 신학적 의미를 찾아낸다. 이 표현은 구약에서 하나님이 자신의 이름으로 계시하셨던 “여호와”(저자는 또 여기에서 히브리어 본래 발음에 더 가까운 건 ‘야웨’라고 쓰는데, 애초에 이 단어의 정확한 발음을 모른다는 상황에서 야웨가 더 가까운 발음이라는 것 또한 추측일 뿐이다. 히브리어는 모음이 없기에 기억과 전승을 통해서 단어를 발음하는데, 일부에서는 ‘야웨’의 모음은 ‘그 이름’이라는 뜻의 “하 쉠”이라는 단어에서 모음을 가져다가 붙였을 뿐이라고 보기도 한다)라는 이름과 같은 의미라는 것. “여호와”라는 단어의 의미로 추정되는 것 중 하나가 “나는 나다”, 혹은 “나는 스스로 존재한다”라는 데에서 의미적 유사성이 있다는 말.





그렇게 저자는 “에고 에이미”라는 구문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독특한 신성 주장을 읽어낸다. 다만 이 주장에는 한 가지 반론도 존재하는데, 요한복음에서 “에고 에이미”라는 구문을 말한 예수님 이외의 인물이 존재한다는 점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태어날 때부터 앞을 보지 못하는 한 사람의 눈을 뜨게 하신 적이 있는데, 사람들이 그의 앞에서 이 사람이 정말 그 사람이 맞는지를 두고 갑론을박을 하자, 그가 나서서 말한다. “에고 에이미”. 번역하면 “나야(나 맞아)”다.(요 9:9) 그렇다면 이 표현이 예수님만 사용하신 독특한 표현이라는 주장이 조금 헐거워진다.


물론 그것(요 9:9)과는 상관없이 요한복음의 저자가 예수님의 신적 주장이라는 의미를 담아 이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했다고 보는 것도 크게 무리한 주장은 아니다. 어쨌든 요한복음에서는 이 구분이 반복되면서 예수님이 자신이 누구인지를 다양한 모습으로 계시하셨으니까. 거기에 집중하면 된다.


다만 책에서 빠진 설명이 하나가 있는데, “에고 에이미”라는 구문이 갖는 또 한 가지의 독특한 점은 헬라어 동사에는 애초에 성과 수가 다 포함되어 있어서, 굳이 주어(이 경우에는 “에고”)를 붙이지 않아도 뜻이 통한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에이미”라고만 써도 “나는 ~이다”라는 의미가 다 있다. 여기에 굳이 1인칭 주격 대명사인 “에고”를 붙이면 이중으로 “나”를 강조하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조금 의역하면 “그게 바로 나다” 정도일까. 요한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의 자기 계시는, 그렇게 시작한다.





책은 요한복음의 “나는 ~이다”라는 아홉 개의 본문과 저자가 생각하기에 중요하다고 여기는 또 한 가지 주제를 각 장에 펼쳐서 설명한다. 리뷰 초반에 “에고 에이미”라는 표현에 트집 아닌 트집을 잡았지만, 책 내용 자체는 표준적이고 안정적인 해석과 적용이 담긴 설교문이라는 느낌이다.


사실 요한복음에 나오는 “나는 ~이니”라는 연속되는 구절들은 내용도 아름답고, 깊은 교리적 진리를 담고 있어 사랑받는 본문들이다. 이런 긴 강화는 다른 복음서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요한복음만의 독특한 특징적 본문이다. 책은 이 본문들을 너무 어렵지 않게 잘 설명한다. 누구에게 권해 줘도 나쁘지 않을 만한 책일 것 같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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