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은 아브라함에게서 시작된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노예 생활을 하다가 탈출해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는 역사를 기록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런 이스라엘 민족이 다층적인 배경을 가진 서로 다른 집단들의 결합으로 구성되었다고 주장한다. 고고학적 발견 성과와 성경 본문에 대한 비평적 연구에 독특한 상상력을 더해서 만들어 낸 민족 창시 신화다.
저자는 세 개의 집단을 이스라엘 민족 구성분자로 보는데, 첫 번째는 이집트 문헌에서 하비루(아비루)라고 불리던 떠돌이들이다. 저자는 이들이 BC 12세기 있었던 출애굽의 당사자들이었고, 가나안 산지에 정착하고 있던 초기 이스라엘 인들에게 뒤늦게 합류한 그룹이라고 말한다. 뒤늦게 합류했기에 따로 땅을 분배받지는 못했고 종교적 업무를 맡게 되었다는 것. 출애굽의 기억은 이들을 통해 성경에 들어가게 되었다.
두 번째 그룹은 힉소스인들과 관계가 있다. 힉소스는 이집트 역사에서 두 번째 중간기(BC 19-16세기)의 주인공들로, 이집트 토착들을 지배했던 외래인들이다. 저자는 이들 힉소스 통치자들이 이집트를 지배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요셉 이야기가 만들어졌고, 이집트 토착 왕조가 힉소스 통치자들을 몰아낼 즈음 이집트 땅을 빠져나온 가나안인들이 ‘초기 이스라엘인’이라고 비정한다.
세 번째 그룹은 창세기에 ‘족장들’로 그려진 집단이다. 신명기 26장 5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조상이 “방랑하는 아람 사람”이었다고 말하는데, 저자는 야곱으로 대표되는 초기 이스라엘인들이 전쟁 난민 신분으로 갈대아 우르 하란에서 가나안으로 왔다고 추정한다.(BC 13세기) 이들은 그 지역 고유의 제의의식을 가지고 내려왔고, 후에 합류한 하비루의 유일신 사상과 결합되어 이스라엘의 고유한 종교 전통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