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신앙은 아니지만,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된지 30여 년이 되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그 하나하나가 쌓여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태생이 내성적이라는 말을 자주 들어왔기에(요새는 극 I형이라고 표현하더라), 다른 사람 앞에 서서 뭔가를 하는 걸 전혀 내켜 하지 않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바로 그 일을 업으로 삼게 되었다. 그것부터가 놀라운 변화긴 하다.
신앙은 우리를 변화시킨다. 그 변화는 어느 순간 한 번만 일어나는 게 아니다. 아마도 평생 동안 우리를 지속적으로 바꾼다. 그게 신앙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사실 기독교 역사를 봐도 핵심적인 진리체계는 변화가 없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믿어오는 형식이나, 그 믿음의 실천 양식에는 끊임없는 변화가 있었다. 2세기의 기독교인들은 21세기의 기독교인들의 예배를 꽤 신기하게 바라볼 지도 모른다.
그런데, 막상 실제로 신앙을 갖고 살다보면 오히려 점점 굳어지는 경우도 있다. 생각이 굳고, 행동이 굳고, 마치 과거의 어느 순간 더 이상의 변화나 발전은 중단된 것처럼, 그 자체를 지키는 것이 신앙인 양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이런 저런 현실의 한계에 부딪히면서 너무 일찍(신앙의 변화는 평생을 두고 일어난다는 점을 생각해 볼 때) 지레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