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100여 쪽밖에 안 되는 (판형도 작은) 이 책에 담긴 내용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저자가 이 책에서 다루는 문제는 권위에 관한 것이다. 다른 말로는 진리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기독교 시대가 된 이후 약 1천 년 동안 서양에서는 하나님의 말씀(계시)를 진리의 원천으로 삼아왔다. 그러나 근대성은 그런 권위를 무너뜨렸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성을 중심으로 무엇이 확실한 것인지를 판단하려고 했다. 이성이 권위의 근원이 된 것이다.
그러자 기독교 일각에서도 이런 변화를 수용하려는 태도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른바 자유주의 신학이 그것이다. 저자는 이런 변화가 결국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한다. “구세주의 권위를 입증할 만한 근거를 다른 곳에서 찾는 일은 그 구속 행위를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진리를 전달하는 도구로서 공동체를 만드시고, 가르치셨으며, 그 공동체가 성령의 인도를 따르도록 하셨다. 저자는 오늘날 교회가 진리를 주장하기 위한 방식도 이러해야 한다고 말한다. 진리는 증언으로서, 선포로서, 그 이야기 속에서 살아감으로써 제시되어야 한다. 저자는 아예 ‘객관적 진리’의 개념을 버려야 한다고까지 말한다. 진리는 사물을 탐구하듯이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인격적 헌신이 필요한 관계적 성격을 지니는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