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바나나처럼 껍질은 버리고 과육만 얻는 대상이 아니다.

오히려 양파처럼 껍질과 과육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서

그 자체를 온전히 섭취해야 한다.

신화적 언어는 ‘외피’나 ‘껍데기’일지 몰라도,

그 신화적 언어가 주는 적절한 비유와 직관적 통찰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들 때도 많다.

예수님이 즐겨 사용했던 비유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 고뇌와 일상의 성찰이 그 신화적 표상에 깃들어 있다.

그래서 불트만을 비판적으로 계승하는 학자들은

신화적 표현은 미신의 언어도 아니고,

벗겨 내어 폐기 처분할 대상은 더더욱 아니라고 지적하였다.

그 지적에 따르면 신화적 껍질을 벗겨 내는 일은 가능하지도 않다.


- 주원준, 『구약성경과 신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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