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른 사람을 숭배할 수 있을까?’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무심은 생각한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할 수는 있지만 숭배한다는 것은 착각이거나 허위일 거라고 믿는다. 한 나라의 독재체제가 붕괴하는 순간 숭배 받던 독재자가 온 국민한테 철저하게 지탄 받고 버림받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입증되지 않나.
물론 사람이 신을 숭배하는 것은 납득할 수 있다. 무심 자신은 무신론자이지만 말이다.
같은 연장선상일까, 무심은 다른 사람을 쉬 존경하지 못했다. 그런데 대하장편소설‘토지’의 작가 박경리씨를 존경하게 되었다. 그가 유언처럼 남긴 시(詩) ‘옛날의 그 집’에서 이런 말씀을 했기 때문이다.
“(상략)
모진 세월가고
아아 편안하다 늙어서 이리 편안한 것을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
이렇게 후회 없는 삶을 살 수가 있을까? 이렇게 늙음을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무심은 그를 존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