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자기 음식 앞에서 잠시도 경계의 눈빛을 거두지 않는다만일 개가 음식을 먹을 때 당신이 다가간다면 금세 으르릉거리며 허연 이빨들을 다 드러낼 것이다. 자기 음식을 지키려는 개의 욕심일 것 같아 나는 그 모습이 딱해 보였다. 마음 편히 음식 한 번 먹지 못하다니 얼마나 불쌍한가.

 하지만 요즈음 다른 생각이 들었다. 개가 음식 먹을 때 경계의 눈빛을 거두지 않는 것은 적에게 방심의 기회를 주지 않으려는 본능일 거라는 생각이다. 음식 섭취는 모든 생명체의 존재 방식이다. 음식 섭취가 이뤄지지 못하면 그 생명체는 유지되지 못한다. 동물이 음식을 대하는 순간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 까닭이다.

그렇기에 그 순간은 적에게 기습의 호기(好機). 동물이 음식을 먹는 순간 잠시도 방심할 수 없는 건 그 때문이다. 야생동물의 생태를 찍은 영화를 보면 보잘 것 없는 먹이에 다가가는 순간에도 사방을 살피며 경계하는 야생동물의 모습이 역력하다.

 

그러에도 불구하고음식을 먹을 때 경계심이 없는 동물이 있다. 애완견들 중에 있다. 그건 오랜 세월 인간들에게 길들여져서 순치된 결과다. 따라서, 음식을 먹을 때 가까이 다가가도 별 일 없는 애완견이 있다면 그 애완견은 생명체로서의 존재방식마저 잃은 딱한 경우다. 나는 단언한다. 동물의 야성 정도(程度)는 그 동물이 음식을 먹을 때 얼마나 주위를 경계하느냐로 결정된다고 말이다

그렇기에 사람이 음식을 먹을 때 다른 사람들과 대화는 물론 그 음식을 나눠먹기도 하며 조금도 경계하지 않는 것을 나는야성에서 그만큼 멀리 떠나온 모습이라고 여긴다. 그런 모습을 우리는문화라 부르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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