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우리는 높은 지대에 사는 게 아니다. 구체적인 예를 들겠다. 우리 춘천에 국사봉이라는 자그마한 동산이 있다. 이 동산의 해발 높이가 203미터다. 그렇다면 춘천 시민들 대부분이 해발 150 내지 180미터 높이의 지대에서 산다는 얘기인데…… 해발이란 인천 앞바다의 수면을 0으로 기준한 거니 ‘150 내지 180미터 높이는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누구든지 어릴 적에 학교 운동장에서 100미터 달리기를 해 봤을 텐데 그 거리의 두 배도 되지 못하는 높이다.

만일 서해에서 엄청난 해일이 나 바닷물이 내륙으로 밀려든다면, 우리 춘천에서는 어느 곳으로 피신해야 안전할까? 국사봉 정도는 어림도 없을 것 같다. 하지만 대룡산 꼭대기라면 괜찮을 듯싶다. 해발 899미터나 되는 높은 산이기 때문이다.

바삐 사느라 잊고들 있는 것 같은데 사실 우리 춘천은 대룡산 자락에 자리 잡은 마을이다. 저 멀리, 어머니 품 같은 대룡산이 봄날을 맞아 나날이 초록빛을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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