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근처 야산에 올라가보면 풍경이 그토록 삭막하고 조용할 수가 없다. 나무들은 잎들을 따 떨어뜨리고 벌거벗은 몸으로 서 있고…… 야생동물들은 추워서건, 먹이가 없어서건 어딘가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안 가 봄이 되면 야산의 풍경은 확 달라진다. 나무들은 가지마다 푸른 잎을 달기 시작하고 야생동물들은 여기저기서 움직이는 것이다. 청설모나 다람쥐는 물론이고 새들도 짝을 찾거나 먹이를 구하느라 분주하다. 흉측한 뱀까지 여기저기 풀숲을 다니기 시작한다.

  

 

우리 동네에 5일장이 있다. 닷새에 하루, 떠들썩하게 장이 열린다. 나흘 동안은 쥐 죽은 듯 인적이 그쳐 있다가 닷새째 되는 날 온통 떠들썩한 인파로 활기가 넘치는 것이다.

그런 광경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쩜, 겨울 산이 봄을 맞아 떠들썩하게 바뀌는 풍경하고 닮았나!’

겨울 동안 산의 생물들이 숨죽이며 있다가, 봄이 되자 제 각기 나타나 떠들썩하게 한 판 장을 벌이는 광경 같은 것이다.

그렇다. 5일장 같은 봄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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