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후배가 내게 문자를 보내왔다.
“형님 요즘 모하슈?”
정서법을 지킨다면 ‘무엇하고 지냅니까’인데 그냥 ‘모하슈’라고 간단히 줄여 표현한 것에 나는 감탄했다. 정서법을 모를 후배가 아니다. 하지만 ‘모하슈’라고 발음 나는 대로 적음으로써 기막힌 말맛을 맛보게 한 것이다.
그런가 하면 한 친구가 내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도 기막힌 표현들이 있었다. ‘진하게 그림자하네’ ’인생의 편린이 곳곳에 뿌리하니‘란 문장들이 그것이다. ’진하게 그림자하네‘라는 표현은 문맥으로 봐 ’진한 그림자처럼 언제나 영향을 주고 있네‘란 뜻일 테며 ’인생의 편린이 곳곳에 뿌리하니‘란 표현은 ’인생의 편린이 곳곳에 뿌리처럼 박혀 있으니‘란 뜻일 듯싶다.
정서법을 따르지 않았음에도 그 말맛이 기가 막혔다. 하긴 어감(語感)이란 한자어보다 ‘말맛’이란 순수한 우리말 표현은 또 어떻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