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있는 지역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평소에는 모르다가, 영화의 배경장면으로 등장했을 때 아니,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저렇듯 아름다웠나!”하고 놀라며 감탄하기 일쑤다. 어젯밤 몹시 추운 날씨임에도 아내와 함께 다른 길이 있다는 영화를 보러 영화관에 간 건 그 때문이다. 우리가 춘천에 살고 있는데 이 영화가 춘천을 주요 배경으로 아름답게 촬영되었다지 않던가


 

 

   영화를 보고 난 뒤 아내와 나는 영화 감상평을 얘기 나누었다. 그 결과 다음의 의견들이 모아졌다.
1. 자살 사이트에서 만나 자살하는 장소로 선정한 춘천의 겨울 풍경은 일품이었다. 로케이션을 잘했다는 뜻이다. ‘죽음의 차가운 예정 장소이기는 하나 아름다운 겨울 미학을 보여줌으로써 결국은 재생의 희망을 모색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2. 남자 주인공을 발굴해내었다. 선한 눈망울이지만 우울함이 짙게 배어 있는 표정이어서 마치 '자살하려고 태어난 사람' 같았다.
3. 결말이 아쉬웠다. 자살을 공모한 두 사람 모두 극적으로 되살아난다는 게 현실감이 없었다. 둘 중 한 사람만 극적으로 살아나는 것으로 결말지어야 리얼리티도 있고 관객들 가슴에 와 닿지 않을까? 주인공 둘 다 되살린다는 것은 우리에게 마치 자살 방지 계몽 영화한 편을 본 느낌을 갖게 했다. 하긴, 이 영화의 제목 다른 길이 있다부터가 이미 계몽적이다. 이 기회에 감독에게 권하고 싶다. 영화의 주제는 그렇더라도 제목은 추상적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예를 들어 겨울의 끝이나 춘천 어디서라는 제목은 어떨까?
4. 대체로, 배우들이 맡은 역을 성실하게 연기했는데 일부 연기자는 경직된 연기로써 실망시켰다. 또한, 연탄가스에 중독되면 주위에 토사물이 널려있는 게 자연스러운데 그렇지 않고 단정한 장면으로 처리돼 있어 아쉬웠다.
 
  지구 온난화 탓일까, 근래 들어 많이 약화됐지만 춘천의 겨울은 춥기로 악명이 높았었다. 하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겨울 풍경도 갖고 있었다. 춘천 토박이들도 잊고 살았던 춘천의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새삼 되돌아보게 만든 이 영화의 관계자들에게그 노고에 격려의 박수를 쳐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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