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에

주차한

고양이

스며들다

엔진 음()으로 그렁거리다

골목 어둠에 보태지다

미등록 생명으로

숨죽이다

단내나는 차바퀴

따스하나 불안한 휴식

찬비가 내렸다

나는 비 맞으며 밤거리를 쏘다닐

나이가 지났다

우산을 썼다

골목을 지나

오래도록 못 본 후배를 찾고 있었다

고양이가 지켜봤다

지명수배된

후배가

어둠 속에서

살펴볼지 몰랐다

우산을 써도

비에 젖는 느낌에

골목을 벗어나려 했다

어둠은 분명했으나

고양이가 끝까지 남을지

불확실했다

후배가 지명수배 되었으므로

나는 편하게 우산을 쓰고 돌아다닌다는

이상한 생각이 뒤따랐다

돌아보았다

어두운 골목이 웅크리고 있었다

우산 손잡이를 힘껏 쥐었다

세상 끝에 매달린 것일 수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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