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감명 깊게 보았다. 자기 음악을 사랑하고 긍지를 갖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돈벌이가 되지 못해 삶의 바닥을 헤매는 가난한 뮤지션의 이야기다통속적인 줄거리가 될 수 있음에도 깊은 감명의 영화로 승화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까닭이라고 나는 보았다.

 

 

 

 

  첫 번째로 영화감독의 내밀하고 꼼꼼한 연출 능력이다 영화의 여러 장면에서 그런 능력을 확인할 수 있지만 특히 주인공이 오디션 보러 음반 제작자가 있는 먼 도시를 찾아가는데 교통비도 없어서 남의 낡은 자가용에 빌붙어 가는 그 어둡고 쓸쓸한 장면의 연출이 압권이다. 자가용에 함께 빌붙은 또다른 늙은 사내의 역겨운 모습들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가운데 비도 내리는 어두운 고속도로를 달려가던 자가용. 한 가닥 생존의 지푸라기를 잡으러 찾아가는 가난한 뮤지션의 그 쓸쓸하고 애타는 심정을 그토록 잘 대변해 주는 명장면이 세상 어디에 또 있을까!

 

 

 

 

   두 번째는 눈물 나는 스토리 진행 중에 잊지 않고 등장하는 시니컬한 소재들이다. ‘당신이 내 고양이라고 갖고 온 고양이는 왜 고환들이 하나도 없어! 내 고양이는 수컷인데 말이야!’하며 교수 부인이 버럭 소리를 질러 주인공 낯을 멀쑥하게 만든다든지, 음악 카페에서 공연 후 젊잖게 정장한 사내가 밖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는 카페 주인의 말에 혹시나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높이 사서 찾아온 음반 제작자가 아닌가 싶어 자못 기대를 품고 나갔다가 어둠 속의 그 사내한테 매를 맞고 쓰러진다는 설정 등이 그러하다.

 

 

 

 

 

  지난 60년대, 가난한 뮤지션의 삶을 아주 적나라하게 그려낸 이 영화는 당연히 수작이다. 그리고 그런 가난한 예술가들은 수 십 년이 지난 현재도 여전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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