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론 복수보다는 용서와 화해가 더 높은 가치로 얘기 된다. 하지만 실제 현실에서 용서와 화해를 실천하기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온 나라를 발칵 뒤집은 최순실이란 특정인의 경우를 보자. 그녀를 용서하고 화해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을까? 그러잖아도 경기침체가 장기화되어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해결난망의 생계에 맞닥뜨려 난리인데, 그녀가 단지 대통령과 친하다는 이유 하나로 저질러 놓은 국정 난맥과 그 폐해를 용서하고 화해의 품에 안을 수 있을까?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이다. 민주공화국의 절대적 가치를 훼손한 최순실 그녀와 무리를 절대 용서하거나 화해의 대상으로 해서는 안 된다.

 

 

자신은 물론 어머니의 삶까지 파멸시킨 나쁜 고향마을 사람들에 대해 틸리(케이트 윈슬렛)가 복수에 나선다. 영화 첫 장면에서 고향을 이십 몇 년 만에 찾아온 그녀가 내뱉은 한 마디.

I'm Back, Bastards.(내가 돌아왔다, 나쁜 놈들아)!”

그렇다면 그녀는 기관총을 들고 왔어야 하는데 어이없게도 재봉틀을 들고 왔다. 허를 찌르는 반전이다. 이 영화에서 반전은 끊임없이 계속된다. 반전이란 기법은 우리 삶을 한 번 뒤집어줌으로써 평상시에는 잘 드러나지 않은 진실을 보게 하는 효능이 있다.

마침내 그녀는 온 마을을 불태우고 멀리 떠나가 버린다. 이십 몇 년 간 품었던 복수가 실천된 것이다. 스토리의 앞과 뒤가 호응하는, 전형적인 수미상관이다.

 

 

어릴 적 그녀에게 살인자라는 누명을 씌운 양심불량의 마을이 훨훨 불타는 장면을 보면 그 순간 관객으로서의 카타르시스가 대단하다. 일개인이나 몇 사람을 죽이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마을을 통째로 없애는 복수이기 때문이다.

호주의 외진 작은 마을에서 전개되는 스토리라서, 나는 어쩌면 마을 전체를 없앨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가졌었다. 그런 규모의 세트장이라면 재산상의 손실이 그다지 크지 않기 때문이다. 과연 이 영화를 만든 이들은 나의 짐작과 기대를 어기지 않았다.

 

복수로써 마을 전체를 불태우는 영화들이 전에도 있었다. 기억나는 영화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주인공으로 나온 용서받지 못한 자. 악당들에 의해 망신창이가 된 주인공이 기사회생하여 그 마을 전체를 불태우며 복수하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물론 우리는 온 마을을 대상으로 불을 지른다든가 하는 복수를 해서는 안 된다. 재산상의 손실도 손실이지만 그것은 큰 범죄다. 그렇기에 대안으로써온 마을을 불태우는 영화 감상을 권한다.

드레스메이커는 그런 면에서 아주 괜찮은 영화다. 재미도 있고 감동까지 준다. 답답한 요즈음, 이 영화 보기를 적극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