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더니, 춘심산촌의 머위들이 그렇다.

 

아내가 춘심산촌의 100평 밭에다가 머위들을 잔뜩 사다가 심은 게 작년이다. 머위가 다 자라면 그 잎들이 호박잎처럼 넓어서 잡초들을 다 잡을 거라며 비닐 멀칭도 안 했다. 겨울을 나는 아주 강한 작물이라, 내년에는 머위가 풍작을 이룰 거라 장담한 아내.

그랬었는데 올해 그 밭의 머위들 대부분이 되살아날 줄 모른다. 그저 무심한 잡초들만 무성해서 아내의 근심이 깊어지는데 세상에, 생각지도 않은 곳에서 머위들이 잘 자라고 있었다! 비닐하우스 옆, 그늘지고 경사진 곳에서 연못에 번지는 동심원 파문들처럼 사방으로 잘 퍼져나가는 머위들.

그래, 세상만사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풀리기도 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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