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막 가까이, 조그만 철쭉나무 가지 사이에 멧새 둥지가 있었다.
땅에서 높이 30cm쯤 되는 곳에, 사람 주먹만한 크기의 멧새 둥지. 이런 높이와 크기라면 뱀 같은 흉측한 짐승들로부터 눈에도 안 띄며 안전했던 것일까.
문득 우리 사람의 주택을 생각해 본다. 사람의 주택은 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기도 해서 갖가지 갈등을 야기하는데 이 멧새 둥지는 전혀 그렇지 않다. 멧새 어미가 알을 낳아 부화돼 나온 새끼와 웬만큼 같이 살다가 어느 날 훌훌 멀리 떠나버리면 그만이다.
아무 미련도 없었다.
나는,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내리면 눈을 그대로 맞으며 오직 자기 새끼들을 따듯하게 품는 데 전력을 다한 어미 멧새의 마음을 찾느라고 한참을 서성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