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도 영어가 들린다. 물론 쉬운 초보 영어다.
혼자 텔레비전의 외국영화를 보는데 주인공이 떠나가는 상대한테 이렇게 말했다.
“I will miss you."
그 순간 내게 ‘나는 당신이 늘 보고 싶을 거야.’하는 말뜻이 생생하게 전해지질 않던가!
영화가 끝난 뒤 나는 ‘miss’란 말의 묘한 어의(語義)에 빠져들었다. miss의 일반적인 뜻은 ‘(무엇을)잃어버림’이다. 그런데 영어권 사람들이 ‘그리워하다’란 뜻으로 전용(轉用)하는 것이다.
나는 깨달았다. 그렇다.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것은‘누군가를 곁에서 잃어버린 거’라는 사실을. 곁에 두고 싶은 누군가의 부재(不在)는 곧 누군가를 향한 그리움일 수밖에 없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