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손녀가 병이 난 할머니한테 이렇게 말했다.
“할머니, 아프지 마.”
손녀의 그 말이 내게 어딘가 이상하게 들렸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곤 까닭을 깨달았다. 어법에 어긋난 표현이었다. ‘아프다’는 명령할 수 없는 형용사인데‘아프지 마’하고 명령을 한 거다. 어법에 맞게 손녀가 말한다면 ‘아파하지 마’라고 했어야 한다. ‘아파하다’는 명령이 가능한 동사다.
정리한다. “할머니, 아파하지 마.”라고 해야 맞는 표현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프지 마’할 때의 말맛이 살지 못하는 게 아닌가.
나는 잠시 고민 끝에 다시 정리한다.
‘어린 손녀가 말하는 한 아프지 마가 어법에 어긋나더라도 그냥 봐 주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