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밤 나는 꼬리치레도롱뇽을 만났다. 인적 없는 산 속의 물 맑은 곳에 사는 꼬리치레도롱뇽을야경(夜景)이 아름다운춘천의 모 처에서 만나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닌가.

더욱 놀라운 것은 그 꼬리치레도롱뇽과 장장 3시간이나 대화를 나누었다는 사실이다. 암컷이 알들을 낳고서 떠난 자리에 수컷이 남아서 그 알들을 온몸으로 지킨다는 꼬리치레도롱뇽의 부성애(父性愛) 얘기에 나는 뜨겁게 감동했다.

 

착시(錯視)했다.

 

 

꼬리치레도롱뇽의 생태를 20년 넘게 연구한다는 제자를 만나서, 야경이 아름다운 모 처에서 3시간이나 대화를 나누다 보니까 그가 꼬리치레도롱뇽으로 보이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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