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어느 날 신승근 시인이 내게 이런 얘기를 해줬다.

제 고향 정선에는 말입니다, 비행기재라는 고개가 있거든요. 워낙 높고 험한 고개라 가끔씩 차가 굴러 떨어지곤 했지요. 그래서 어릴 때는 동네 애들과 그 고개 아래 계곡으로 가서 자동차 베어링 같은 부속품들을 주우며 놀곤 했답니다.”

서울 어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우리 강원대로 진학한 거로 알고 있는데 고향이 정선이라니 뜻밖이었다. 게다가 비행기재 아래 계곡으로 놀러가 자동차 베어링들을 주우며 놀았다니!

 

교직을 정년퇴직하고 고향 정선에서 자급자족의 농사꾼으로 산다는 신승근 시인이 시집 나무의 목숨을 보내주었다.

반세기 가까운 세월, 저편의 만남이 갑자기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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