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에 왔다가 의림지에 들렀다. 의림지는 마한‧ 진한‧ 변한의 삼한시대부터 있었다니 어언 2000년이 넘었다.
해 질 녘 의림지 일대는 가을 한기가 맴돌았다. 풍경 사진을 찍었는데 ---- 2000여 년 시간은 찍히지 않았다. 문득 이런 생각들이 내 머리를 스쳤다.
‘우리는 시간의 자취를 공간에서나 발견하는 걸까? 시간은 오직 공간의 자취로만 확인되는 게 아닐까? 시간은 어쩌면 실재한다기보다 관념 속에서나 존재하는 게 아닐까?’
2000여 년 되는 시간이 의림지 호수에서 일렁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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