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에, 우리는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있다. 이는 마치 부모님의 은혜를 잊고 사는 것과 같은 느낌이라면 지나친 비유일까.
코로나 역병이 기승부리는 어느 날, 나는 공지천 가에 있는 의암공원에 갔다가 그 서늘한 아름다움에 숨이 멎을 것 같았다. 호수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공원길에 늘어선 나무들이 드리우는 그늘이 그 ‘서늘한 아름다움’의 주역이었다.
거기에 더해, 따가운 햇살을 가리면서 온 사방의 바람들에게 훤히 열려 있는 목조 그늘막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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