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3일은 얼마나 햇살이 따가운지!

후평동의 연당막국수는 따가운 햇살들을 피하려고 마련한 그늘 쉼터 같았다. 이도행 작가, 최종남 작가, ‘강복남 (이도행 작가의 지인)와 나, 이렇게 넷이서 막국수를 먹었다.

선배작가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소중한 자리다.

소주 한 병 시킬까요?”

최종남 작가는 차 운전을 해야 하므로 사양했고 이도행 작가는 술을 끊어서 사양했다. 강복남 씨는 훤한 낮에 마시긴 좀 그렇지하며 사양했다. 그렇게 점심식사를 마치고는 커피라도 마시고 헤어지자 2차로 간 데가 문화예술관 부근 산마루에 있는 클잎정 카페다.

이도행 작가가 내게 말했다.

내 정신이 예전 같지 않네. 책을 준다고 약속해놓고 그냥 왔다니까.”

, 천천히 주셔도 괜찮습니다.”

그건 아니지.”

하긴, 3월 김유정 추모제 때 인사를 나눈 뒤 며칠 지나지 않아 내가 첫 작품집 숨죽이는 갈대밭을 수원의 아파트로 보내드렸으므로 미안해할 만도 했다. 강복남 씨(이름이 향토적이라 잊지 않는다.)까지 자리에 와 앉았는데 최종남 작가가 오지 않았다. 주차하느라 시간이 걸린다고 보기에는, 클잎정 카페 주위에 공터가 많아서 이상하게 여겨졌다. 얼마 후 최종남 작가가 숨을 힘들게 쉬어가면서 나타나 나는 속으로 놀랐다.

여기 카페가 높은 데 있으니까 올라오기가 힘들었지 뭐야.”

나중에 알게 됐는데 최종남 작가는 기흉이라는 호흡기병에 시달리고 있었다. 지인들은 다 아는 사실이라 했다. 그래서일까, 안색까지 하얗게 돼 느릿느릿 빈자리에 앉는 그의 모습을 보며 안스러워할 뿐이었다.

 

그 몇 달 뒤 최종남 작가가 세상을 뜰 줄이야. 전년도에 당신의 작품집 단둥역이 나왔을 때 출판기념회에 참석 못한 후배()를 잊지 않고서, 나중에 전화하여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그 작품집을 선사한 최종남 선배 작가. 고마움을 나는 늘 잊지 못한다.

주위 풍경이 눈 아래 있는, 산마루의 클잎정 카페. 밖에는 따가운 햇살들이 여전해서, 카페는 마치 범람하는 햇살 바다의 배 한 척 같았다.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가 나는 알게 됐다. 이도행 최종남 이외수 한수산 네 사람의 선배 소설가가 춘천교대 동기라는 걸. 대한민국에 이런 경우가 어디 또 있을까. 시인 최돈선까지 동기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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