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서 동물의 머리에 해당되는 부분이 뿌리다. 뿌리를 다치면 그 식물은 생존이 어렵다.

 

지난 해 겨울이 닥치기 전, 춘심산촌 농장의 칸나 구근들을 캐내서 집에 가져온 건 그 때문이다. 구근이 얼면 칸나가 죽는 것이기 때문이다. 구근들을 상자에 담아 선선한 창고 한 편에 놓았는데눈에 뜨일 때마다 왠지 섬뜩하다. 마치 인간의 영생을 도모해 따로 보관하는 뇌수들을 보는 것 같아서다.

이제 완연한 봄 날씨가 됐으니 불원간 춘심산촌으로 옮겨다 심을 것이다. 그러면 섬뜩한 구근들은커녕 화려한 아름다운 붉은 꽃들이 춘심산촌 어귀를 찬란히 장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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