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우리 아들이 어릴 때 강릉 안목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 한 장을 sns에 올렸는데그 까닭이 있다. 귀여운 그 사진을 사진첩에 두고 지내기가 아까워서 거실 책상 위, 유리판 밑에 놓고 지냈더니 알게 모르게 빛 바래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는 어느 시점에서 사진 속 모습이 바람처럼 사라지고 말 게 분명했다. 무슨 좋은 방법이 없나 생각 끝에 가상의 공간인 sns에 올려놓는다면 영원히 보관될 거란 판단 아래 그리 조치한 것이다.

 

몇 장 안 되는 내 대학 시절 사진 중 한 장을 이번에 sns에 올리는 건 그 때문이다. 1973년에 강대 중앙 게시판 앞 벤치에서 찍은 사진으로 나는 기억한다. 사진첩 속에서 반세기나 보관돼 있었기에 사진은 낡고 금도 가 있다. 하지만 고뇌 많던 20대 중반의 내 모습이 생생하다. 반세기 전의 내게 이제 나는 위로의 말을 건넨다.

너는 지금 잘 사는 편이야. 아암 그렇고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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