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삼경 시인이 소주잔을 쥐고 생각에 잠겨 있는 사진이다. 이 사진을 본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우선 그의 머리가 지구처럼 23.5로 기울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각도기로 재 보지는 않았지만 나는 23.5도라고 직감했다. 왜 그런 직감을 했는지 까닭은 모르겠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기운 그의 머리 쪽 방향에 놓인 빈 병들. 거나하게 취한 최 시인의 불안한 기울기를 떠받쳐주는 역할처럼 보인다. 소주잔을 든, 취한 사내 모습 사진으로 이처럼 구도(構圖)가 잘 잡힌 사진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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