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에 10분 이상 늦었다. 별나게 도로에 차들이 붐벼 늦은 것이다. 한 달 만에 보는 친구들. 내 자리를 만들어주면서 악수를 청한다. 이런 말들도 하면서 말이다. “늦는 사람이 아닌데 늦다니 오늘 웬일인가 했지.” “학창시절에도 결석은 해도 지각은 안하는 친구가 늦으니 이상하다 했어. 하하하.” “아무래도, 이번 모임 날을 주말로 잡은 게 무리였나 보이. 잊지 말고 다음번에는 평일로 잡아야 해. 퇴직한 놈들이 굳이 주말에 만날 일이 있나? 안 그래? 하하하.” 어지럽게 오가는 술잔들. 남들이 보면 점잖은 할아버지들이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청소년들처럼 새끼를 입에 달고 환담이 오간다. “야이 새끼야, 어서 술잔 비워.”“원 새끼도. 성급하긴!”

결코 싸우는 소리가 아니다. 너무 정겹다 보니 그러는 거다.

바로 한 달 전 모임의 장면이다. 아아, 그런 일상(日常)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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