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겨울이었다.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서 겨울축제들이 무산되는가 하면 눈조차 별로 내리지 않은 것이다. 그러더니, 이상한 겨울이 끝나는가 싶을 때 무서운 바이러스 역병이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아내와 춘심산촌을 찾았다. 초록색 농막이 별 일 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세상을 휘몰아치는 역병도 범접 못한 숲속 농사터. 아직 산새들은 돌아오지 않았으나 화창한 봄날은 알게 모르게 다가오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