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나게 짖어대는 개가 있다.


단독주택 단지에 집을 짓고 이사 와 산 지 벌써 23년째다. 아파트와 달리 단독주택 동네에서는 개를 드러내놓고 기른다. 드러내놓고 기른다는 말은 ‘아파트는 공동거주시설이라 개를 길러서는 안 되지만 분리돼 사는 단독주택은 상관없다’는 전제에서 나왔을 듯싶다. 

나는 저녁식사 뒤에는 운동 삼아 우리 동네 여기저기를 30여 분 간 걷는 습관인데 그럴 때마다 별나게, 시끄럽게 짖어대는 개를 봤다. 이상한 것은 그런 개들이 한결같이 체구가 작은 놈들이라는 사실. 당연한 조치이지만 줄에 매인 채로 대문 안 마당에서 그랬다. 

체구가 큰 개들은 그런 일이 없었다. 큰 개들은 짖지 않고 노려보다 말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음산하게 으르렁거렸다.


요즈음 들어 깨달았다. 별나게 짖어대던 작은 개들이 하나같이 사라지고 말았다는 사실이다. 더 이상, 저녁 때 내가 걸어갈 때 시끄럽게 짖어대는 개 소리들을 들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다가 소스라쳤다. 그 작은 개들이 수명이 다해 이 세상을 떠나버린 게 아니겠는가! 개의 수명은 잘해야 15년 정도란다. 내가 이 동네에 집을 짓고 산 지 23년째. 그러니 그 동안,  그 별나게 짖어대는 작은 개들이 다 저 세상으로 갈 수밖에. 

그러면 다른 시끄러운 작은 개들이 후대를 이을 법도 한데 … 그렇지 않다. 조용해진 동네다. 그 까닭이 뭘까? 

장편 초고 마무리 후 마음의 여유가 나서일까, 별 쓸 데 없는 생각까지 하며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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