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을을 다스리는 원님이 동헌 대청에 앉아 범인(정확히는 피의자.)한테 호령한다.

네 이 놈! 네 지은 죄를 알렷다. 어서 순순히 그 죄를 고하거라!”

얼마나 몽매한 재판 현장인가. 피의자의 인권이라고는 조금도 고려되지 않고 원님 개인의 마음대로 진행되는 재판이다. 애당초 변호사라는 게 없으니 주먹구구 재판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원님의 호령이 과히 틀린 말 같지 않다. 세상에서 피의자만큼 자기 죄의 유무를 알 자가 있을까? 아마 없을 것이다.

죄를 져도 뻔뻔스레 변호하며 그 죄를 인정하지 않거나 숨기거나 하는 이들이 널린 요즈음 세상에 해 본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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