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농막에 있는 내게 외쳤다.
"여보, 뱀이야!"

밭에 들어가 예쁜 꽃들을 찾아 사진 찍던 아내였다.
"조심해 !"
내가 반사적으로 외쳤다. 이상하게도 아내가 뱀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걸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길이가 1m는 넘는 놈인데 방금 꽈리들 무성한 데로 들어가 버렸어."
스마트폰을 손에 쥔 채 구체적으로 상황을 알리는 아내. 그러자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물었다.
"그 뱀, 사진 찍었어?"
  "아니. 놀라서 깜빡 잊었어."
아내의 답변에 나는 '사진 좀 찍지 않고 뭐했어?' 하려다가 그만 뒀다. 아내가 무사했으면 다행이지 무슨 뱀 사진인가.
나도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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