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는 청평사 인 줄도 몰랐을 뿐더러, 그저 김밥 먹으러 이 먼 데까지 낡은 버스 타고 와야 하나?’하는, 선생님들에 대한 원망뿐이었다. 하긴 그 즈음의 청평사는 625 동란으로 폐허가 돼 방치되다시피 한 상태였다. 그런 폐허를 소풍 장소로 정했다니 선생님들도 꽤나 소풍 갈 곳이 마땅치 않았나 보다. 소풍이 끝나고 다시 툴툴거리는 버스로 귀갓길에 올랐을 때 얼마나 찻길이 험하고 나쁜지 모처럼 먹은 김밥을 다 토해내는 줄 알았다. 그 때 험한 찻길 가까이 무심하게 흐르던 강물이 얼마 후 댐이 들어서면서 소양호가 된 게 아닌가.

 

 

소양강댐 공사. 1967년에 시작돼 1973년에 마무리된 대형 공사였다.

사내가 내 상념을 깨트렸다.

소양강댐 공사를 현대건설에서 맡았잖습니까? 저희 아버님이 현대건설 직원이었죠. 어머니는 함바식당을 하셨고요. 그래서 사실 저는 태어나기는 경기도 오산인데 부모님 따라 초등학교를 여기 학교를 다니게 된 거죠.”

그렇다면 정재식 어린이는 저 아래 학교(폐교)에서 공부 잘하는 어린이였을 게다. 초등학교에서 공부 잘하면 반장이나 부반장이다. 수업이 시작될 때마다 반 아이들에게 전체 차렷. 선생님께 경례!’구령하던 반장 어린이가 어언 지천명의 나이가 돼 황폐해져가는 모교의 지붕을 내려다보며 사는 게 아닐까.

 

사진제공 = 수자원공사

 

 

소양강댐(昭陽江dam)은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과 동면의 소양강에 위치한, 북한강 유역의 유일한 다목적 댐이다. 1967년 4월 15일 착공되어 1973년 10월 15일 완공되었다. 흙과 돌로 만들어진 사력(砂礫) 댐으로, 댐의 길이는 530m, 높이는 123m 이다.

이 댐이 완공되면서 저수량 29억 톤의 인공 호수 소양호가 생겨났다. 호수 전체를 한 바퀴 도는 유람선과 청평사로 가는 유람선이 운행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