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퍼스트 리폼드를 보았다. 영화가 시작되고 얼마 안 돼 관람을 포기하고 그냥 나가 버리는 관객들이 있었다. 하긴 영화 시작되기 전부터 관객 수가 채 10명이 안 돼 그리 놀라지는 않았다.

()배우 에단 호크가 등장한 영화치고는 관객이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영화였다. 특히 내가 주목한 것은 주인공 툴러 목사(에단 호크 분)가 막힌 변기를 뚫고자 뚫어 뻥을 사용하는 장면이었다. 성직자도 사실은 일반인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는 암시이자 상징이 아닐까? 하긴 성직자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는 인식이 있을 때 일반인의 고통이 체감되고 절대자의 말씀이 여실해질 것 같다.

 

영화의 결말이 충격적이었다. 갑자기 필름이 끊긴 듯 화면 처리가 돼, 나는 영사기가 고장 났구나!’ 생각했다. 내 어릴 적에 모든 시설이 미비한 시절에는 그런 경우가 있었지만 요즈음처럼 기술 문명이 발달한 시대에 그런 일이 일어나니 다소 황당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 직후에, 출연 배우들과 제작에 참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정상적으로 화면에 뜨는 걸 보면서 영화감독의 놀라운 엔딩 처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귀가하면서 놀라운 그 엔딩 처리를 곰곰이 생각해 봤다. 답이 나왔다. 일종의 여운을 주는 결말이었다. 주인공 목사가 사람들이 많이 모인 행사장에서 자폭(自爆)하는 대 참사를 준비하다가, 배부른 임신부를 목격한 순간 극적으로 포기하면서 그녀와의 사랑 장면으로 선회하는데 세상의 그 누가 그런 장면의 뒷얘기를 보여줄 수 있을까? 천생 영사기가 고장 난 듯 마무리 지을 수밖에 없었다.

퍼스트 리폼드

내게 깊은 감명을 준 명화였다. 영화관에서 상영된 지 이제 며칠 안 된다.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기대하는 건 아직은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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