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희를 처음 본 건 1973년이었다.

모두들 잠 들은 고요한 이 밤에 어이해 나 혼자 잠 못 이루나

하면서 시작되는그건 너노래가 전국을 강타하던 그 해 봄, 흑백 TV에서 처음 본 것이다.

이장희 그는 등장부터 남달랐다. 대개의 가수들이 옷차림을 단정하게 하고 TV화면에 나오는 데 비해 그는 오토바이를 타다 막 내린 차림 그대로였다. 게다가 젊은 나이에 콧수염까지 길렀으니.

 

그건 너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뒤늦게 나는 그의 뛰어난 다른 노래들까지 알게 되었다. ‘그 애와 나랑은’‘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촛불을 켜세요.’ ‘한 소녀가 울고 있네.’ 등등.

어떻게 거친 오토바이 사내가 그런 감성 풍부한 노래들을 만들고 심지어는 자신이 직접 노래 부르기도 하는지, 참 불가사의했다.

 

그런 그가 2019330, 내가 사는 춘천의 이웃동네 가평에 왔다.

가평뮤직빌리지 음악역에서이장희 콘서트, 나 그대에게콘서트가 열린 것이다.

우리 며느리가 그 귀한 표를 두 장이나 마련해 줘, 나는 아내랑 오랜만에 부부동반으로 이장희를 보았다. 아니 다시 고쳐 말하겠다.

나는 아내랑 오랜만에 부부동반으로1970년대 감성을 만났다.”

 

이제는 오토바이 대신 기타를 곁에 둔 변한 모습이지만 그 마초적인 감성은 여전했다. 해거름의 노년에도 지칠 줄 모르는 이장희 감성.

이 짧은 단상만으로는 그의 감성을 다 표현 못한다. 그렇다고 마냥 표현하자니 끝이 없을 듯싶다.

어제 그의 콘서트를 보고 뮤직 빌리지를 나왔을 때 가평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가 내리고 있었다.”

하룻밤이 지난 이제도 그 말밖에 못하겠다. 벅찬 감동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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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2 0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심이병욱 2019-04-02 11:31   좋아요 0 | URL
가수 이장희는 천재입니다. 노랫말도 짓고 곡도 쓰고. 그리고 그 노래도 잘 부르다니, 정말 기가 막힙니다.
어언 해거름 나이에 다다른 그를 보며 인생의 짧음을 한탄합니다. 이런 말을 하는 저 자신도 만만치 않게 늙었으니 나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