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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어떤 건물 뒤편에 적힌 이런 영문을 보았다.
‘NO WORK NO BEER'
처음에는 무슨 표어 같아 어리둥절했으나 잠시 후 그 뜻이 선연하게 와 닿았다. ‘일하지 않으면 맥주 마시지 말라’는 뜻이었다. 한 발 나아가서 ‘열심히 일한 자만이 맥주 마실 자격이 있다’는 뜻이며 더 한 발 나아가자면 ‘우리 열심히 일하고 시원한 맥주를 마시자.’가 아니겠는가.
우리 삶에서 노동의 건강성을 일깨움과 동시에 슬그머니 맥주 판매를 노리는 기막힌 멋진 문구였다.
건물 앞면을 살폈더니 역시 맥주 파는 가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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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영문 표현을 본 게 처음은 아니다. 자메이카 출신의 레게 가수 밥 말리 노래 이름이 그랬다.
'NO WOMAN NO CRY’
그러나 해석은 앞의 맥주 집 광고와 딴판이다. 이런 해석이다.
‘여자여, 울지 말아요.’
여기 WOMAN 앞에 붙인 NO는 뒤의‘NO CRY’ 뜻을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일 뿐이다. 물론 우리가 학창시절에 배운 정상적인 영어 어법은 못된다. 핍박 받는 이들한테 현실을 이겨내라는 말뜻이라고 나는 알고 있다.
당연히‘여자가 없으면 울 일도 없다’라는 해석은 맞지 않는다. 그런데 이 맞지 않는 해석이 내 머리에서 쉬 사라지지 않는다. 순정(純情)파 사내들한테는 이 해석만큼 명언도 없을 것 같아서다. 더 실감나게 풀이한다면 “이 세상에 여자가 없으면 사내가 눈물 흘릴 일이 없을 텐데.”
그렇다. 이 세상은 여자이거나 남자이거나인데 만일 남자가 눈물을 흘리는 일이 생긴다면 그건 여자 때문일 듯싶다. 이런 견해도 페미니즘에 속할까? 글쎄.
https://www.youtube.com/watch?v=mcTKcMzemb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