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동안 칸나가 춘심산촌을 잘 지켜줬다. 입구 주변에서 사람 키만 하게 자란데다가 위협적이도록 아름다운 붉은 꽃을 피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꽃도 지고 겨울이 다가와 월동 준비 차 땅에서 캐내자, 무거운데다가 색깔도 거무칙칙한 구근 덩이가 한 아름 나왔다. 겨우 두 포기를 캐냈는데도 구근 덩이가 큰 대야를 가득 채우던 것이다. 캐는 데 걸리는 시간도, 구근이 땅속에 단단히 자리잡고 있어서 한 포기 당 10분 넘게 걸렸다.
힘에 부쳐서 캐기를 중단하고 사진을 찍었다. 칸나가 그 동안 숱한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고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했던 비밀이 드러났다. 세상의 아름다운 모습 뒤에는 어김없이 엄청난 노력이 숨어 있거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