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걷이가 끝난 춘심산촌이다. 아내가 장화 신고 나서서 어질러진 주변을 정리하다가 수박 두 개를 발견했다. 하나는 아내가 신은 장화만 하고 다른 하나는 야구 공만 하게 작다. 무성하게 자란 철쭉 뒤에서 자라는 바람에 그 동안 발견되지 못했던 것이다.
생각지도 못하게 잇달아 발견되는‘자생한 참외 수박들.’
하기는, 햇빛과 땅과 물만 있다면 씨앗들은 자라날 수 있었다. 반드시 사람이 경작해야만 자라나는 게 아니었다.
사람들 중에는 이렇게 부모를 원망하기도 한다.
“왜 나를 낳으셨어요?!”
하지만 부모에게는 아무 잘못이 없으리. 단지 두 분이 함께 지냈기 때문에 당신이 태어난 것임을. 만일 두 분이 함께 지내지 않았더라면 당신이 태어나는 일이 없었을 텐데.
자연은 주어진 조건이다. 자연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어찌 탓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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