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선생을 오래했던 때문일 게다. 나는 국어사전에 없는 말들이 횡행하는 데 저항감이 크다. 그런 말들 중에는 ‘웃픈’이란 말도 있다. ‘웃기지만 슬픈’이란 뜻이란다. 세상에 별 이상한 말도 다 만들어낸다고 여겼는데 …우연한 기회에 그 말을 마냥 무시할 수 없다는 걸 체험했다.

춘심산촌의 농막에서다. 더러는 혼자 춘심산촌에 가 밭일을 하다가 농막에서 쉬기도 하는데 그럴 때 라디오 음악 방송을 즐겨듣는다. 특히 흐린 날이거나 바람 부는 날 같은 스산한 날씨의 날에 농막에서 듣는 음악이 가슴에 와 닿는다. 개그맨 최양락이 부르는 ‘엄마 찾아 삼만 리’노래가, 스산한 날씨 탓일까 내 가슴에 와 닿을 줄이야.

돈 벌러 먼 이국으로 떠난 엄마한테서 소식이 뚝 끊기자, 어린 아들이 엄마 찾겠다며 길을 나서는 슬픈 내용을 배경으로 한 노래란다.

 

“아득한 바다 저 멀리 산 섧고 물길 섧어도

  나는 찾아가리 외로운 길 삼만 리

  바람아 구름아 엄마 소식 전해다오

  엄마가 계신 곳 예가 거긴가

  엄마 보고 싶어 빨리 돌아오세요

  아 외로운 길 가도 가도 끝없는 길 삼만 리”

 

분명 우스꽝스런 창법의 노래인데 … 노래 듣는 중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눈물까지 나려 했다. 15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부지불식중 났던 걸까. 어쨌든 그 순간‘웃픈’이란 신조어의 쓰임을 통감했다.  

최양락은 천부적인 개그맨이다. 그가 부르는 ‘엄마 찾아 삼만 리’노래 감상을 나는 지인들에게 감히 추천한다. 그렇다고‘웃픈’ 이란 신조어가 국어사전에 등재하는 데 찬반 의견을 묻는다면 나는 반대하는 입장이다.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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