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초기만큼 기능에 철저한 기계를 나는 아직 보지 못했다. 칼날을 회전시켜 풀을 깎는 기능에 필요한 것 이외에는 달리 보탠 게 없다. 칼날을 강하게 회전시키려면 엔진이 있어야 한다. 엔진을 가동하려면 휘발유가 있어야 한다. 휘발유를 담으려면 휘발유 통이 있어야 한다. 이런 삼자(三者) 연동()에 가감(加減) 없는 기계, 예초기. 사진으로 올린 춘심산촌의 예초기를 보면‘살과 내장이 다 빠진, 뼈만 남은 인체 해부도’가 연상된다. 아아 예초기, 나는 더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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