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거미가 내 눈에 뜨인 건 평범치 않은 생김 때문이었다. 보호색을 거부하듯 검은색 바탕에 흰색 무늬는 "나를 건드리기만 해 봐라. 그냥 안 있을 테다"라고 사납게 경고하는 듯했다.

  그런 녀석이 어이없게 변을 당했다. 농막 문에 끼여 납짝한 주검으로 발견된 거다.
우리 내외 중 어느 한 사람이 그 문을 열었다가 닫는 순간 녀석이 하필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다.
이 또한 100여 년만이라는 유례없는 폭염 탓에 녀석이나 우리나 모두 정신이 없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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