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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륭황제 세트 - 전18권
이월하 지음, 한미화 옮김 / 산수야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이월하의 제왕삼부곡중 마지막인 건륭황제 시리즈 이다. 3편중 가장 긴 18권으로 스토리상으로 보면 가장 재미 없는 축에 속한다. 강희제처럼 반란을 제압하고 신하와 권력을 다투고 나서 정점에 서는 것도 아니고, 옹정제처럼 골육상쟁을 통해 왕권을 획득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것도 아니다. 황제가 된것도 강희제가 건륭제를 보고 옹정제에게 왕권을 물려줬다는 말이 있을만큼 처음부터 인정을 받아 황제가 되었다.
그리고 이때가 청나라 최고의 전성시대였다. 사실은 강희제가 권력을 강화하고 그 강화된 왕권으로 옹정제가 부정이 없고 거대한 부를 이룬 나라를 물려주게 되었고 건륭제는 그러한 기반을 바탕으로 태평성대를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이다. 건륭제가 훌륭해서라기 보다는 역사적으로 최악의 군주라고 뽑히지 않는 사람이라면 어느 왕이든 태평성대를 구가할 수 있을만한 여력이 있던 시대였다.
하지만 건륭제는 시련이나 위난을 당해본적이 없고 구중궁궐에서만 자랐던 사람답게 많은 실수와 오류를 범한다. 그 중 가장 큰 실수가 화신이라고 하는 중국사에서 손꼽을만한 간신이 자리잡을 수 있는 터를 만들어 줬다는 것이다. 결국 건륭제때 제거가 되지만 그 재산이 나라의 재산보다 훨씬 많았다고 하니. 나라가 얼마나 막대한 손해를 입었을지 알게 하는 대목이다.
밤이 가장 어두울때가 아침이 오기전이라는 말들을 많이한다. 그처럼 가장 환하게 밝았을때가 저물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청나라는 건륭제를 시작으로 서서히 그 위세가 시들어 가기 시작한다. 강희제, 옹정제, 건륭제로 오면서 막강한 능력을 보여준 청은 건륭제라는 군주를 정점으로 부폐가 만연하고 비리가 다시금 부활하게 되면서 그 위력을 서서히 잃게 된다.
건륭제가 바보이거나 미련한 군주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게 군주제가 가진 폐해가 아닌가 한다. 역경과 고난을 딛고 일어난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들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배우고 깨달으면서 황제가 되어갔다. 그렇지만 건륭제는 처음부터 황제가 될 것이었고 황제가 되었으며 그 어떤 고난이나 역경없는 황제로 자라났다.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찬란한 왕조가 서서히 막을 내리는 100년안에 그 모든것이 이루어지는 모습을 이월하는 제왕삼부곡을 통해 보여주었다. 정말 이 책의 재미를 느끼고 싶다면 강희제부터 찬찬히 읽어보는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