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코드>를 책으로 봤을 때, 난 이런 책이 왜 베스트셀러인지 의아해했다. 공부밖에 모르던 학자가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문제를 해결하고, 믿었던 사람이 범인이고, 곁에 따라다니던 여자는 알고보니 왕족이라는 식의 허무맹랑함은 무협지에 가까웠고, 예수에 대해 말하는 장면은 대체로 지루했다. 게다가 아이작 뉴톤같이 유명한 사람을 끌어들여 뭔가 있어  보이려 하다니 쯧쯧. 그래서 난 그 이후 댄 브라운의 책을 읽지 않는다. 그래도 이런 생각은 했다. ‘책보다는 영화가 더 나을 듯 싶다.’


실제로 영화는 그럭저럭 재미있었다. 원작의 인기가 부담될 텐데도 감독은 별반 주눅들지 않고 영화를 아주 잘 만들었고, 특히나 후반부가 인상적이었다. 연기파 배우를 쓰고 돈도 제법 많이 쓰고 스토리도 그런대로 괜찮은 영화, 사람에 따라서는 특A를 주지는 못할지라도 B 이상의 학점은 충분히 줄 수 있으리라. 그런데. 이 영화를 보다가 중간에 나갔느니, 보다가 잔 건 이번이 처음이라느니 하는 영화평이 올라온다. 이해가 안간다. 이게 아무리 재미없을지라도 내가 중간에 나간 유일한 영화인 <낭만자객> 수준은 분명 아닌데 어떻게 잘 수가 있을까. 나가려 했을 때 본전 생각은 안났을까? 사람에 따라서 반응이 다른 거야 당연하지만, 그렇게까지?


난 이 영화를 시네시티에서 봤다. 그 앞에서 미녀를 만나기로 했는데, 미리 와서 표를 바꾸는 과정에서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극장 주위로 미니스커트 미녀가 천지라는 걸. 영화가 끝나고 밥을 먹으러 가는 동안 난 열나게 눈을 좌우로 돌렸다. 같이 있던 미녀가 이런다.

“여기 사람들, 정말 다리 예쁘지 않나요?”

난 대답했다. “네! 여기다 카메라 설치하고 지나다니는 여자만 찍어도 흥행에 성공할 것 같아요!”

그날밤, 난 눈이 빨개진 채로 잠이 들었다. 다빈치 코드가 아닌 시네시티 주변을 본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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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달 2006-05-27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실.... 다빈치 코드 보면서 중간에 졸았어요. 너무 피곤한 나머지...
게다가 영화도 무지 길어서...... ㅠ ㅠ

비연 2006-05-27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네시티. 저도 애용하는 극장인데. 다니지 말아야겠네요..ㅋㅋ
미니스커트 미녀 사이에 짤막하고 통통한 다리로 어지럽히면 안되겠다는...^^;;;;
다빈치 코드를 봐야 하나 말아야 하는데..결국 보게 될 것 같습니다.

마태우스 2006-05-27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미달님/어맛 그러셨군요! 죄송해요!! 사실 저도 잘뻔했어요 오전부터 노가다만 해가지고....
비연님/아니어요 원래 정글에서 놀아야 강해지잖아요.... 남자들도 다들 이쁘게 생겼는데 저도 가는걸요.^^

paviana 2006-05-27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남자들도 다 이쁘나요? 음 씨네 시티가 어디있는건가? ㅎㅎ

마늘빵 2006-05-27 0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여기다 카메라 설치하고 지나다니는 여자만 찍어도 흥행에 성공할 것 같아요!”
-> 위험한 발언이시와요. ㅋㅋㅋ 저도 사실 좋아요.

moonnight 2006-05-27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영화평은 디게 안 좋던데 그 정돈 아닌가봐요. 저도 내일 볼려구요. ^^

마노아 2006-05-27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쩜 이렇게 글을 이쁘게 쓰시죠? 볼 때마다 즐거워요^^

모1 2006-05-27 17: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책으로만 만족하려구요. 나름대로 반전을 품고 있는 것들은 책보고 보면 재미가 없어서요. 후후...그런데 여자들 다리가 그리도 이쁘다니..구경가고 싶네요. 요즘 미니스커트 천지이긴 하지만서도...이쁜 여자 다리 구경하기 힘들거든요. 물론 제가 구경을 일부러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보이니까..보는 것이죠. 후후

해적오리 2006-05-27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줄 압권입니다.ㅋㅋ

실은 저도 다빈치코드 감상기는 별루였어요.
책도 안 읽었지만 새롭다는 느낌이 별루 안들어서...졸다가 중간에 갑자기 누가 튀어나오는 장면에서 놀라서 잠이 달아나면 보다가 졸다가 놀래서 깨고를 반복했지요. ;;
그래도 저의 추억의 장소들이 나온 건 좋더군요.
프랑스 남자가 유일하게 저에게 작업을 건 장소가 루브르 유리 피라미드 앞이고 ^^
제가 좋아하는 들라크와의 그림이 있는 곳이 쌩술피스 성당이거든요.

하루(春) 2006-05-27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업병인가요? B 이상의 학점?? ㅋㅋ~

이네파벨 2006-05-28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시네시티에서 이 영화 봤어요~
지난주 화욜날 남편이랑...
전 원작을 안읽어서 (대강의 줄거리를 듣고나서 원작을 읽을 흥이 안나더라구요. 크리스찬이 아닌 저로서는 예수님이 동정이시든 아이를 한 타스를 낳으시든 결혼을 여덟 번을 하시든 전혀 놀랄 일도 기쁠 일도 실망할 일도 아니기에..) 그랬는지...
영화는 무척 재미있던데요?
여배우가 거의 아무런 매력이 없다는 점만 빼고는...
이 영화 보고 와서 시온수도회니 템플기사단이니 찾아보느라 하루가 다 갔다죠...

미래소년 2006-05-29 0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보고 "씨네시티"라는 영화가 새로 나왔나 했었습니다^^
미니스커트 미녀랑 이쁜 남자들 구경하러 반드시 씨네시티 구경가야겠습니다, 필승!!!

가시장미 2006-05-30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전하신 마태형.. 안녕히 지내셨는지요? ^-^

혹시 시네시티를 지나 미용실까지 가셨던 건가요? 그 때 그 문자? 으흐흐흐

Mephistopheles 2006-05-30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마태님....그렇다고 너무 노골적으로.....둘러보시면......
차라리 선그라스를 하나 쓰세요.....색이 짙은 걸로요..ㅋㅋ ^^

마태우스 2006-05-31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님/선글라스...좋은 아이디어긴 한데요 그걸 쓰면 제가 좀 음흉해 보이지 않을까요ㅛ...
장미님/안녕? 반갑소! 맞아요 그 문자보낸 날...^^
미래소년님/주말이 특히 물이 좋더군요. 참고하시어요.
켈님/아이 부끄럽게 어찌 켈님께 연락하겠어요. 전 미녀 만나는 걸 두려워합니다...
이네파벨님/여자 주인공도 뭐 그정도면 괜찮지 않나요? 아멜리에 때만큼 카리스마가 넘치는 건 아니지만요. 아무튼 이거 재밌단 분을 만나서 반가워요 님과 전 영화적 코드가 일치하네요^^
하루님/호오 그럴 수도 있겠군요 직업병..^^
해적님/어맛 프랑스 남자 작업 이야기 좀 해주세요! 그리고 곧 캐러비안의 해적2가 개봉된다는데 거기에 대한 님의 생각도 말해주시어요
모1님/제가 사는 홍대앞도 정신을 못차리게 하지만, 시네시티 앞만큼은 아니더라구요. ^^
마노아님/.그, 그건 제가 맘이 이쁘기 때문이 아닐까요^^ 부끄러워요
달밤님/보고 멋진 영화평 써주세요!
아프님/필름 구하면 연락드릴께요
파비님/언제 저랑 시네시티나 가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