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가 뜬 건 지식검색이라는 항목 때문이었다. 질문자의 물음에 대답을 해주면 점수가 쌓여 지식순위가 올라가는 서비스. 이건 인간의 인정욕구를 이용한 것일 수도 있지만, 인간의 마음에 기본적으로 내재된 이타심에 호소하는 측면도 있다. 누군가가 길을 물어보면 생기는 게 없어도 가르쳐 주는 것처럼, 자신이 아는 것을 이용해 남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욕구가 사람에게는 있다는 말이다. 그 욕구가 얼마나 대단한지, “여자친구와 강남에서 1만원으로 데이트하는 법”같은 질문에도 여러 명이 친절하게 댓글을 달아준다.
문제는 의욕이 지나치다 보니 잘 알지도 못하는데 답변을 달 수 있다는 점이다. 한번 튀어 보려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했다면 모두가 거짓인 줄 알테지만, 모르고 하는 소리의 상당수가 그럴듯하게 포장되어 사람을 헷갈리게 한다. 검색 중 우연히 발견한 문답이다.
질문: 생선에 기생충이 있는데욧ㅠ 지렁이 처럼 꿈틀꿈틀 거려여 넘 징그러버여,
답변: 생선에 기생충이 다섯 마리요??? 누가 그런 장난치던가요?? 아님 모르고 그런소리 하겠죠.. 생선 안속에는 기생충이 없어요;; 뭔 ..구더기두 아니궁;; 흠;; 근데 그런경우는 있더군요;; 렌즈사용하고 제대로 세척 안하고 해서 눈안에 기생충 생기는거;; 그게 진짜라고 하는 루머도 있긴한데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어요;; 그러니 그냥 안심하고 생선을 드시길 ~
기생충을 조금 아는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바다 생선에는 100% 기생충이 있다. 고래나 바다사자 같은 애들은 회충을 갖고 있고, 생선에는 어른이 되기 전의 유충, 즉 회충의 새끼가 들어 있다. 크기는 1센티를 넘고, 당연히 살아서 꿈틀댄다. 그걸 날로 먹었다가 배가 아파서 병원에서 꺼낸 증례가 보고된 것만 수백례를 넘는다. 물론 질문자처럼 국을 끓여 먹었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그리고 컨택트 렌즈를 통해 눈으로 감염되는 기생충은 가시아메바라는 놈이다. 눈에는 안보이지만 눈에 가면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는 녀석으로, 역시 보고된 증례가 꽤 된다.
밑에 다른 분이 반박을 해놨다.
[위의 님두 뭔가 착각하시는것 같은데여;;;기생충을 달지 않고 사는 사람은 한명도 없습니다. 물론 님의 어머니께서 해주신 고등어는 많은 열과 죽은 숙주(고등어)로 인해 기생충들이 벌써 빠져나갔거나 죽었겠지만...아마도 알이 남아 있을겁니다. 기생충의 알들은 어떠한 열악한 조건에서도 결코 죽지않고 숙주의 몸까지 도착하기를 기다렸다가 알을 깝니다]
그게 기생충임을 지적한 건 옳지만, 그 밖의 내용은 다 틀렸다. 기생충을 달지 않고 사는 사람은 최소한 우리나라에는 굉장히 많다. 기생충 감염률이 아무리 많이 잡아도 10%를 넘지 않으니, 90% 이상은 기생충이 없다. 그리고 기생충의 알은 열을 가하면 생명력을 잃고, 생선에 들어있던 기생충은 회충의 새끼니 당연히 알을 낳을 수 없다.
이렇듯 정확하지 않은 지식이 뒤섞여서 저마다 진실임을 주장하는 바람에, 모 교수님의 말처럼 인터넷이 온갖 잘못된 지식의 보고가 되어 버린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지식을 얻고자 할 때는 책보다 인터넷을 선호하며, 잘못된 지식을 사실처럼 발표한다. 학생들에게서 받은 과제물의 많은 부분이 인터넷에서 얻은 지식일 때 힘이 빠질 수밖에.
그들의 이타심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자기가 잘 모르는 대목은 말하지 않으면 좋겠다. 최소한 “저는 전문가는 아님니다만”이라고 밝히던지. 그래야 인터넷이 말 그대로 정보의 보고가 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