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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주성치의 팬이다. <도성> 이후 그를 좋아하게 된 지가 벌써 20년이 다되어 가지만, 그는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그렇게까지 인기있는 배우는 아니다. 나처럼 유치한 유머를 좋아하는 사람이나 그의 영화를 볼 뿐, 다른 사람은 “저게 뭐야?” 그럴거다. 그를 처음 만났던 <도성>의 명장면 하나.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대결을 위해 도박장에 들어가는데 주성치는 슬로비디오로 들어간다. 난 필름을 늦게 트는 줄 알았는데 옆 사람들은 빨리 걷고, 주성치 혼자만 느리게 걸었던 것. 그의 유머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지만, 그의 유머를 20년간 봐온 난 그게 전혀 지겹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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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푸 허슬> 역시 주성치의 이전 영화들처럼 적당히 웃기고, 적당히 유치하다. 줄거리가 중요한 건 아니다. 주성치가 언제 어떻게 웃기느냐, 내 관심의 초점은 그거였다. 물론 난 만족했다. 그의 귀여운 유머는 여전히 날 웃게 했고, 심각한 상황에서 터지는 유머에 난 자지러졌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객은-관객이 많은 것도 아니었지만-별반 웃은 것 같지 않다. 내 뒤에뒤에 뒤에 또 뒤에 앉은 여자 관객만 시종일관 껄껄껄 웃어댔을 뿐, 나머지는 잔잔한 미소 정도가 고작이었다. 매니아를 거느린 영화를 ‘컬트영화’라고 내 맘대로 정의한다면, 주성치의 영화는 컬트고, 난 매니아다. <폴리스 스토리>를 비롯한 성룡의 영화들은 정의가 언제나 승리한다는 메시지를 전해주려는 듯하지만, 주성치의 영화는 그런 비장함이 없어서 더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것 같다. 아아 주성치, 언제나 귀여운 나의 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