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여친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세가지가 있다. 하나는 허리 사이즈고 또하나는 몸무게며 마지막 하나는 팬티 사이즈다. 그런데, 결국 그 세가지를 모두 들켜 버렸다. 일단 체중.
여친: 몇키로야?
나: 비밀이야!
여친: xx kg이지?
나: 아냐 사실은 yy kg야!
허리 사이즈는 내 배를 본 여친이 때려맞췄고, 이제 팬티 사이즈만 남았었다. 그런데...
며칠 전 문자 메시지, “자기 삼각이야 사각이야?”
난 사각이라고 말해줬다. 그러자 삼십분 쯤 후에 전화가 왔다.
“나 자기 주려고 팬티 샀어!”
안그래도 팬티 기근에 시달리던 상황인데 이게 웬 떡이냐. 난 사이즈를 물었다. 이럴 수가. 100이란다.
나: (이 시점에서 말을 안할 수는 없었다) 아냐 난 105 입어!
여친: 나도 그래서 105 달라고 했더니, 주인 아주머니가 요즘 젊은 애들은 다들 날씬해서 105 입는 사람 없다고 100을 줬어.
나: 나 105짜리도 가끔 찢어먹는데, 바꿔주면 안될까?
전화가 끊어진 뒤 여친은 내가 상처를 받았을까봐 이런 메시지를 날렸다.
‘자기 팬티도 105 입구 머쪄!’
물론 그 메시지는 여친의 의도와는 달리 날 두 번 죽이는 것이었다. 난 그날 저녁을 조금 남겼다.
이틀 후, 다시금 메시지가 왔다.
“자기 빤스 105로 교환했어. 아줌마가 가식적으로 웃는데 민망하더라”
주위를 봐도 105는 나밖에 없는 듯하다. 매형도 100이고, 매제는 세상에 95다. 105가 과연 얼마나 될까. 10%? 아니면 5%? 어릴 적에는 젓가락이라는 별명도 가졌던 내가 왜 이렇게 되었는지 마음이 아프다. 5미리(105와 100이 5미리 차이 맞나요?) 때문에 상처받는 동심, 거듭 말하지만 난 계속 105를 입을 마음은 없다. 살을 빼자! 아자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