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마태우스 2004-11-16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또 안된다.....

-------------

택시와 나의 관계는 애증의 관계다. 내가 운전이란 걸 시작한 이래, 택시는 내 적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왜 그렇게 난폭하게 운전을 하는지, 지가 잘못해놓고선 왜 나한테 눈을 부라리는지, 끼어들려고 깜빡이를 켜면 왜 내 옆을 막아서는 것인지... 자가용과 버스라고 해서 특별히 나을 건 없지만, 만행의 빈도에서 택시를 따라올 수는 없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합승이 허용되던 시절 택시에게 당했던 수모도 기억에 생생한데, 손님을 골라 태우는 게 어찌나 화가 났는지, 술에 취했을 때 내 앞에 서는 택시한테 “뉴욕!” “재팬!” “깐풍기!”를 외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택시를 타게 되면 문제는 달라진다. 신호를 무시하고 질주하는 택시는 초조하게 시계를 보는 날 안심시키며, 이리저리 끼어들기를 하는 신기의 기술은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평소 택시의 횡포에 진저리를 치던 내가 “더, 더 달려라!”며 택시를 응원하고 있는 걸 발견할 때면 머쓱해진다. 게다가, 택시가 없으면 내가 어찌 술을 마시겠는가. 한두번 내 지갑을 털어간 적은 있을지언정 그들은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날 수백번, 아니 수천번이나 집에 데려다 줬으며, 그들이 있기에 난 지하철이 끊긴 뒤에도 맘놓고 술을 마실 수 있었던 거다.



아무튼, 길가에 한없이 늘어서 있는 택시들을 보면 ‘좋은 날은 다 갔구나’는 생각이 든다. 몇 년 전만 해도 밤 12시 전후엔 여간해서 택시를 잡기가 힘들었고, 합승도 감지덕지였었는데, 당시엔 몰랐지만 그때가 택시에게 봄날이었다. 그 이후 갈수록 불황이 심해져, 택시 아저씨들은 대학로에 택시가 줄을 지어 서있던 외환위기 직후가 지금보다 훨씬 나았다고 말할 정도다. 택시가 갑자기 이렇게 사양산업이 되어 버린 이유가 뭘까?



첫째, 택시 수의 급증이다. 외환위기 이후 실직을 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택시업계로 뛰어들었다.

둘째, 대리운전의 활성화다. 한때 5만원을 호가하던 대리운전 비용이 1만원대로 대폭 낮아지면서, 굳이 택시를 이용할 필요가 없어져 버렸다. 별로 정확하지 않은 통계에 의하면 서울에서 활동하는 대리운전 기사만 해도 8천명 정도라는데, 그들이 하루 두탕씩만 대리운전을 한다 해도 택시업계로서는 1만6천명의 승객을 잃어버리는 셈이 된다.

셋째, 성매매 특별법의 시행은 안그래도 불황인 택시업계에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 성매매 업소에 갈 때는 보통 4명이 짝을 지어 업소로 간 뒤, 집에 갈 땐 각자 택시를 타고간다. 그러니 성매매 업소 근처에서 기다리면 얼마든지 손님을 구할 수가 있었던 게 이전의 상황인데, 성매매를 못하게 만들어 놓으니 타격이 크겠는가.



이것보다 중요한 이유는 물론 경기불황으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안심리가 높아졌다는 것. 확실한 것은 현금 뿐, 있는 돈도 아껴야 할 상황이니 버스나 지하철 등 대체수단을 이용하는 게 합리적인 선택이 된다. 택시 값도 엄청 비싸져 택시를 한번 타려면 맘을 굳게 먹어야 하는데, 재벌 2세인 나도 웬만큼 정신이 있으면 택시 대신 지하철을 이용하려고 노력을 하는 판이다 (그러다...지하철 종점까지 가서 지갑을 털린 적이.....).



경기 불황은 택시만이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다. 택시 얘기를 하는 건 그들이 경기에 가장 민감해서인데, 얼마 전에 만난, 머리가 희끗한 개인택시 운전사는 이렇게 말한다.

“옛날에는 여덟, 아홉시간만 일하면 됐는데, 이젠 그만큼 벌려면 열다섯시간씩 일해야 해요”

빨리 경기가 살아나 사람들, 특히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의 이마에 패인 주름살이 펴지기를 빈다. 경기 활성화와 더불어 왜곡된 분배 구조도 개선되어야겠지만 말이다.

물만두 2004-11-16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미완성 2004-11-16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에 인천공항에서 대기하고 있는 택시아저씨들의 모습을 보았는데 정말 종일 주차장에서 잠자고 씻고 하면서 기다리시더라고요. 어른들 모두 하시는 말씀이 차라리 IMF때가 더 나았다고..에휴.

그나저나 오늘은 어째 26세 미녀 이야기가 빠진 것인지..?!

하이드 2004-11-16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택시에서 전화기 두번 잃어버린 이후로, 택시 너무너무 싫습니다. 두 번 다 통화도 했다지요? 갔다준다고 해서 사례하겠다고까지 했는데, 전화기 뚝 꺼버리고, 범죄자들!

oldhand 2004-11-16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택시 뿐만 아니라 식당들도 큰 문제라고 하더군요. 식당수가 갑자기 늘어나기도 하였고, 이래저래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경기 체감이 빠르다 보니.. 자영업자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우리나라의 구조도 한 몫 하는것 같습니다.

연우주 2004-11-16 1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치과 의사 소개시켜 달라고 했던 거 농담아닌데..ㅠ.ㅠ 흑. 소개 시켜 줘요~~~^^

플라시보 2004-11-16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일을 늦게까지 하는지라 늘 콜택시를 타곤 하는데요. 들어보면 기사님들 참 답답하겠더라구요. 요즘은 사납금도 맞추지 못하는 회사들이 많나보더라구요.

nugool 2004-11-16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택시운전사분들.. 운전해서 돈 버셔야하니까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지만.. 정말 배째라 운전 너무 싫어요. 절대 안끼워주죠. 아무렇게나 막 들이밀죠.. ㅠㅠ

sweetmagic 2004-11-16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아침에 택시 아저씨 잔돈 없으시다고 차비 안받으시던데 ㅠ.ㅠ;;;;;




2004-11-16 2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얀마녀 2004-11-16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택시비가 무서워서 택시 타지 않은 지 꽤 됐습니다만... 어째 어리숙해 보인다고 바가지 씌우는 것 같기도 하더군요.

ceylontea 2004-11-17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도 불친절하신 택시 아저씨는 여전히 많은 걸까여? 전 그런 사람을 만나면 정말 택시 타기가 싫어져요... 워낙 택시를 안좋아하는 인간이었는데... 요즘은 너무 바빠서 아침에 자주 늦어서(게을러서라고 하기엔 좀 그래요... 전 늦어도 새벽 5시에 일어나거든요...) 택시를 타게 되는데.. 돈도 아깝지만.. 그런 불친절한 아저씨들때문에 정말 택시 타기가 싫어지더라구요..

이번주는 택시 안타고 계속 버스타고 있어요.. 내심 흐믓해요... 이번주는 계속 버스를 탈 수 있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