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퍼서 올리는 게 불가능한지라 할수없이 댓글로 씁니다. 저 너무 귀엽죠?^^
살아가면서 나는 많은 이모를 만났다. 그 대부분이 어릴 적엔 존재를 몰랐는데 나중에 이모라는 걸 알게 된 사람들. 나에게 별반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던 그들이 이따금씩 내 인생에 끼어들 때가 있다. 그들은 우리 엄마를 닦달한다. “민이가 혼자 지내도록 언제까지 놔둘 셈이냐” 엄마가 한숨을 쉬면, 그들은 좋은 색씨가 있다면서 만나보길 권한다. 민수엄마라는-엄마 말에 의하면 내 이모라는-사람도 그렇게 존재를 알게 된 사람 중 하나다.
선을 본 여자와 몇 번을 더 만나는 동안, 난 사사건건 간섭하는 민수엄마에게 짜증을 느꼈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우리 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그쪽 부모들이 아드님을 한번 보고싶다는군요”
여자 쪽에다 전화를 해서는, “남자 집안에서 매우 서두릅디다. 올해 안에 식을 올리자네요”
매우 당연한 얘기지만, 민수엄마가 했던 말은 다 거짓말이었다. 아마도 그녀는 자신이 그런 짓을 하면 일이 더 잘 진행될 것으로 믿었나보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내가 알아서 할텐데 왜 중매장이가 난리를 치는 걸까. 정말 그런 말을 했다면 선본 여자가 직접 나한테 하지 않았을까. 나중에, 선본 여자에게 이랬다. 그 여자가 하는 말은 다 헛소리니 신경쓰지 말라고.
중매장이가 그러는 것은 나중에 일이 잘 되었을 때 크게 대가를 받기를 기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엄마, 내 이모라면서, 내가 걱정되서 그런 거라면서 왜 대가를 노리는 거야?”
엄마의 대답이다. “아냐, 이모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하지만 내가 있을 때 걸려온 전화의 내용은 이랬다. 자기가 중매를 해서 만난 사람들이 잘되서 결혼까지 했는데 “겨우 얼마 줍디다!”
엄마: 아유, 너무 적네요.
민수엄마: 내가 화가 나서 말이야...
엄마: 너무 걱정 마세요. 저희는 잘되면 섭섭지 않게...
잉어들한테 먹이를 주면서 즐거워하는 것처럼, 사람들은 이타적으로 행동하면서 기쁨을 느끼기도 한다. 주위에 괜찮은 남녀가 있을 때 그들을 맺어 주고자 하는 욕구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내가 중매장이를 싫어하는 이유는 그런 선한 욕구 자체에서 기쁨을 느끼는 게 아니라, 그걸 ‘돈’으로 연결시켜 한몫을 챙기려 하기 때문이다. 선한 동기보다 ‘돈’이 우선이 되니 무리를 범하게 된다. 키가 170이라고 하면 165도 안될 때가 많고, 절세의 미녀라는 정보를 얻고 나갔는데 평범하게 생긴 여자가 앉아 있어 당황할 때도 있다. 의대 교수라고 해서 나갔는데 늦게 의대에 들어가 겨우 ‘인턴’을 하고 있는 사람이 나오기도 한다. 나중에 따져도 별 소용이 없다. “인턴이면 되지 왜 교수를 바라냐”는, 그야말로 억지에 가까운 변명을 늘어놓으니 말이다. 그렇게 돈에 욕심을 내니 맞선을 보게 해주고 나서도 일의 추이를 궁금해하고, 이것저것 간섭하면서 조바심을 낸다. 그들 덕분에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할 수도 있겠지만, 세쌍을 결혼시키고 어떤 대가도 받기를 거부했던 난 남녀의 만남을 돈으로 환원시키는 그들의 인생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는다.
내가 선본 여자와 헤어지고 난 뒤, 민수 엄마는 내게 다음과 같은 저주를 내리며 한몫에의 아쉬움을 달랬다. “걔 앞으로 결혼 못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