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요즘 만두 가지고 너무 우려먹는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하지만 방향이 옳다면 비판을 받아도 할말은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아무튼 죄송합니다.
"오늘 메뉴 만두래요“
아침에, 학장 비서한테 전화가 왔다. 더 이상 만두로 점심을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주문 전에 전화를 해달라고 부탁했던 덕분이다. 또 만두란 말이지. 애초의 계획대로 난 학교 식당에 가서 식사를 했다. 여기서 사소한 실수를 한가지 했는데, 만두 먹을 여지를 남겨놓지 못한 것. 볶음밥이 나와서 정신없이 밥을 퍼담았는데 의외로 맛이 없었고, 괜히 배만 부르다.
회의실에 가니 어김없이 물만두가 놓여 있었다. 이 정도야, 하면서 한 개두개 먹기 시작했다. 반쯤 먹었는데 배가 불러서 잠시 쉬고 있었다.
A: xxx는 왜 안오나요?
B: 일이 있어서요.
A: 그럼 저 만두 우리가 나눠먹죠.
이럴 수가. 한사람이 안오는 바람에 만두가 남은 거다. A는 학장님께 만두 세 개를 드리고, 자신은 두 개를 던 뒤 내게 나머지를 넘겼다. 다급해진 나는 B와 C한테 좀더 드시라고 했지만, 그들은 손사레를 치면서 거절한다. 그들 역시 나처럼 밥을 미리 먹은 게 분명하다. 난감해하고 있는데 학장님이 단칼에 결론을 내려주신다.
“서선생이 먹어요. 젋었으니까 다 먹어야지”
그래서... 난 내가 남긴 만두 외에, 추가로 온 만두 여덟 개까지 먹어야 했다. 만두를 아무리 좋아해도 꾸역꾸역 집어넣는 만두가 맛있을 리는 없는 법, 하필이면 오늘 아침에도 물만두 십여개를 먹고 왔는데 이게 무슨 일이람?
내가 만두를 먹는 동안 학장님은 ‘자신의 다이어트 때문에 만두만 먹인다’는 세간의 비판을 의식한 듯, 만두를 위한 변명을 늘어놓는다.
“만두가 좋아요. 짜장면은 먹다 남기면 나눠먹을 수가 없고, 배달하는 사람이 그러는데 짜장면을 시키면 그릇을 찾으러 한번 더 와야 한다더군요. 그리고 짜장면은 오래 놔두면 퍼지고 냄새가 나요. 또.... 간짜장에 쓰는 기름이 몸에 아주 안좋다더군요”
다른 사람이 식사를 마치자, 늦게까지 만두를 처리하지 못하는 나한테 시선이 집중된다. 난 어쩔 수 없이 고백했다. “사실은요... 오늘 만두가 나온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식당에 가서 밥을 먹고 왔거든요”
만두에 그 어떤 장점이 있건, 오늘을 기점으로 당분간은 만두를 기피할 것 같다. 그런데...내일 또 회의가 있는데, 이를 어쩐담.